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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날아오르자 항공물류도 뜬다 24-05-20 작성자 ghghwk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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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수출품인 반도체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최근 덩달아 생기를 띠는 분야가 있다. 바로 항공산업이다. 하늘길로 수송해야 하는 반도체의 특성 덕에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인공지능(AI) 붐이 촉발한 반도체 시장의 변화가 침체돼 있던 화물기 시장에도 활기를 불어넣는 모습이다.
16일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항공 화물 수출액은 687억1845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32억7046만달러보다 29.0% 늘었다. 이 기간 전체 수출액이 약 9.6%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항공 운송의 회복세가 유독 가파르다.
올해 들어 부쩍 좋아진 반도체 경기가 항공 물동량을 밀어 올렸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주력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항공 수출액은 올해 1~4월 203억6603만달러다. 전체 항공 수출액의 29.6%를 차지한다.
글로벌 테크업계의 경쟁적인 AI 관련 투자로 AI 연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메모리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여기에다 비메모리 시스템 반도체까지 더하면 반도체가 항공 수출에서 차지하는 몫은 45.4%나 된다.
반도체기업과 항공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자동차·석유화학·철강 등 여타 수출품은 대부분 바닷길을 이용하는데, 반도체는 거의 다 항공기로 운송한다. 고온·극저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제품에 변형이 생겨 심하면 전량 폐기하는 사태에 맞닥뜨릴 수 있다. 바다 위에서는 가혹한 날씨나 습도, 진동에 노출되기 쉬워 해상 운송은 적합하지 않다.
게다가 비행기는 압도적으로 빠르다. 해상 운송이 미국 기준 2개월 가까이 걸리는 데 비해 화물기는 길어야 일주일이다.
무게에 비해 단가가 높은 반도체는 항공사의 주 수입원이기도 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반도체가 전체 항공 물동량에서 점하는 비중(무게 기준)은 10%도 안 된다며 반도체는 물량이 많다기보다는 비싼 화물에 속한다고 말했다.
반도체발 훈풍으로 항공업계 실적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대한항공의 올 1분기 화물 수송 매출은 996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9% 감소했으나, 화물수송량(FTK)은 전년 대비 7.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화물 운임이 11% 이상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취급 물량이 증가하면서 오히려 선방한 셈이다.
2022~2023년 정보기술(IT)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경기 침체와 중국의 내수 부진으로 항공 화물 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반도체 수요 덕에 항공 화물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 e커머스 플랫폼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특히 인천공항을 경유하는 중국발 미주행 직구 물량이 늘어나 운임·물동량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항공 화물 업황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해 7월31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전 주호주대사)이 주재한 회의에 참석해 10개 항목의 메모를 작성했던 정종범 전 해병대 부사령관(현 해병대 2사단장)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항명사건 재판부에 ‘불출석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정 전 부사령관은 오는 17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함께 박 대령 항명사건 재판의 증인으로 출석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16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정 전 부사령관은 지난 14일 박 대령 항명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에 증인 불출석 의견서를 제출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정 전 사령관이 현재 해병대 2사단장으로서 김포·강화 부근 전방 지휘관으로 있는 만큼 자리를 뜨기가 어려워 이 같은 의견서를 제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사령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오는 17일로 예정돼 있었던 만큼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도 ‘계획된 일정이 있다’며 지난 1월18일과 22일 두 차례에 걸쳐 증인 연기 계획 신청서를 재판부에 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고 2월1일 신문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정 전 부사령관은 지난해 7월31일 오후 1시30분쯤 이 전 장관 주재로 채 상병 사건 처리방안을 논의한 이른바 ‘현안토의’ 자리에 참석했다. 그날은 이 전 장관이 김 사령관을 통해 해병대 수사단의 국회·언론 브리핑 취소 및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한 날이다. 당일 오후 이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전 장관은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국방부 대변인, 군사보좌관 등이 배석한 회의에 정 전 부사령관을 불렀고, 정 전 부사령관은 메모지에 10가지 사항을 적었다.
그는 ‘누구누구 수사 언급하면 안됨’ ‘법적 검토 결과, 사람에 대해서 조치·혐의는 안 됨. 우리가 송치하는 모습이 보임’ ‘(채 상병) 사건 최종정리는 법무관리관이 (한다)’ 등의 내용을 메모했다.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결과 사망사건의 책임자로 지목됐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휴가를 뜻하는 듯한 ‘보고 이후 휴가처리’ 등의 문구도 기재됐다.
정 전 부사령관은 박 대령의 항명 혐의 사건을 수사했던 국방부 검찰단(군 검찰)에서 그 메모가 이 전 장관의 지시를 받아 적은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가 일부 내용이 유 법무관리관의 발언이었다고 번복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박 대령 측은 유 법무관리관과 정 전 부사령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통해 메모 내용을 말한 사람이 누구인지 정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대령 측은 정 전 부사령관의 불출석 요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다며 설령 불출석 처리가 되더라도 정 전 부사령관에 대한 증인 재소환 여부를 놓고 다시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전 부사령관은 군 검찰에서 진술 번복도 했던 만큼, 반드시 당시 메모 내용에 대해 소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일(현지시간)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63)의 헬기 추락사는 가뜩이나 불안정했던 이란 국내 정서와 중동 정세가 또 한차례 출렁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탄압과 경제 파탄으로 악화된 민심 속에서 차기 대통령과 최고 종교지도자의 후계자를 이른 시일 내 찾아야 한다. 가자지구 전쟁에 휩쓸린 중동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외신을 종합하면, 이란 헌법은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사망하면 최고 지도자의 승인을 거쳐 제1부통령이 대통령의 권한과 직무를 맡도록 규정한다. 또한 부통령, 국회의장과 사법부 수장은 권한대행 임명 이후 50일 이내로 새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 이에 따라 모하마드 모흐베르 제1부통령(69)이 대통령 권한대행이 될 전망이다.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에서 대통령은 최고 종교지도자의 뒤를 잇는 권력 2인자로 꼽힌다. 쥐고 있는 실권은 별로 없지만 최고국가안전보장위원회, 최고문화혁명위원회 등의 의장을 맡는다. 강경 보수 성향이었던 라이시 대통령은 생전 최고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5)의 측근이자 후임으로 꼽혔단 점에서 존재감이 컸다. 따라서 이제 이란 정계는 차기 대통령과 차기 종교지도자를 동시에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권한대행이 될 모흐베르 부통령은 라이시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하메네이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라이시 대통령이 2021년 당선되면서 함께 부통령직에 올랐다. 최고지도자와 연계된 투자기관인 세타드(Setad)의 대표로서 ‘하메네이의 자금줄’로 활동했으며, 핵 또는 탄도미사일 활동에 연루된 혐의로 과거 유럽연합에서 제재를 받은 적이 있다.
1989년부터 집권 중인 하메네이는 이미 고령으로 인한 노환과 지병을 앓고 있어 후계자 확정이 시급하다. 후계자로는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55)가 라이시 대통령과 경쟁 구도를 형성했던 바 있는 만큼 라이시 대통령 사후 가장 강력한 후계자로 꼽힌다. 최고 종교지도자는 국민의 직접선거가 아닌 임기 8년의 성직자 86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회의에서 선출한다. 모즈타바가 최고 종교지도자 자리를 세습할 경우 전문가회의를 비롯한 이란 사회가 ‘이슬람혁명 정신에 어긋난다’며 반기지 않으리란 전망도 나온다.
1979년 이슬람혁명 이래 이란에선 대통령이 임기 중 사망한 적이 없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패트릭 윈투어 에디터는 모흐베르를 차기 대통령감으로 보는 시선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란의 최고 지도부에게 50일이란 시간은 대통령이자 어쩌면 최고 종교지도자가 될 수도 있는 사람을 추리기엔 짧은 시간이라고 짚었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앞으로 며칠 동안은 최고 종교지도자 승계를 포함해 정권의 역학이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라이시의 죽음은 현 정권의 강경하고 보수적인 국내 정책과 공격적인 역내 정책 궤도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은 대내외적으로 격변의 시기에 대통령 사망이라는 악재가 덮친 모양새다. 국내적으로 보면, 이란에선 2022년 대학생 마흐사 아미니가 도덕경찰에 구금된 후 의문사한 사건을 계기로 1979년 이슬람혁명 이래 가장 큰 시위가 번졌다. 현재 시위는 잦아들었지만 정권의 억압적 통치를 향한 반감은 남아있다. 또한 통화 가치가 폭락하고 물가상승률이 30%를 넘나드는 암울한 경제도 정권 위협 요인이다. 정치에 대한 불신과 냉소로 인해 지난 3월 치른 총선에선 투표율이 41%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러한 것들이 이란 지배계급의 정당성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고 뉴욕타임스(NYT)는 평가했다. 알리 바에즈 국제위기그룹(ICG) 이란 담당 국장은 이란 정권은 국내에서 심각한 정당성 위기에 처해 있다. 이는 이란 당국이 현재 국내에서 얼마나 인기가 없는지를 보여준다고 NYT에 말했다. 그는 이어 이란은 이 일대에서 이스라엘 및 미국을 향해 칼날을 휘두르고 있기 때문에 (라이시 사망은) 이란엔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차기 대통령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어떠한 입장을 취할지도 관전 사안이다.
이란이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중동에 끼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이란은 오래도록 ‘이스라엘의 숙적’이자 ‘팔레스타인의 후원자’로 자국을 규정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지도에서 지워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개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물리적 공격도 감행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벌어지자 이란은 헤즈볼라를 비롯한 무장세력을 지원함으로써 이스라엘에 압박을 가하는 ‘그림자 전쟁’을 수행했다. 이는 결국 지난 4월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을 계기로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하는 직접적인 무력 충돌에 이르렀다.
현재까지 라이시 대통령 추락사에 이스라엘이 연루됐다는 증거는 없다. 이스라엘 측은 헬기 추락과 라이시 대통령 사망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또한 차기 이란 대통령은 핵협정(JCPOA) 협상 재개를 비롯한 핵 개발 문제에 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지난해부터 협상이 다시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터지며 전망이 흐려졌다. 라이시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서방과의 협상에 강경한 태도를 취한 바 있다.
크리스티안 아만푸어 CNN 국제수석은 그의 죽음은 가장 불안정한 시기에 발생했다. 미국과 서방 모두에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이란 핵이라며 지난주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과 다시 대화해 핵 규제를 준수하는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이란 당국은 안정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놨다. 헬기 추락이 보도된 이후 하메네이는 국정 혼란은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란 정부는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이 보도한 사진을 보면, 라이시 대통령이 평소 앉던 의자는 비워뒀으며 그를 추모하기 위해 검은 띠가 드리워져 있었다. 이란 정부는 라이시 대통령 사후 차질 없이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16일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항공 화물 수출액은 687억1845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32억7046만달러보다 29.0% 늘었다. 이 기간 전체 수출액이 약 9.6%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항공 운송의 회복세가 유독 가파르다.
올해 들어 부쩍 좋아진 반도체 경기가 항공 물동량을 밀어 올렸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주력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항공 수출액은 올해 1~4월 203억6603만달러다. 전체 항공 수출액의 29.6%를 차지한다.
글로벌 테크업계의 경쟁적인 AI 관련 투자로 AI 연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메모리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여기에다 비메모리 시스템 반도체까지 더하면 반도체가 항공 수출에서 차지하는 몫은 45.4%나 된다.
반도체기업과 항공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자동차·석유화학·철강 등 여타 수출품은 대부분 바닷길을 이용하는데, 반도체는 거의 다 항공기로 운송한다. 고온·극저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제품에 변형이 생겨 심하면 전량 폐기하는 사태에 맞닥뜨릴 수 있다. 바다 위에서는 가혹한 날씨나 습도, 진동에 노출되기 쉬워 해상 운송은 적합하지 않다.
게다가 비행기는 압도적으로 빠르다. 해상 운송이 미국 기준 2개월 가까이 걸리는 데 비해 화물기는 길어야 일주일이다.
무게에 비해 단가가 높은 반도체는 항공사의 주 수입원이기도 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반도체가 전체 항공 물동량에서 점하는 비중(무게 기준)은 10%도 안 된다며 반도체는 물량이 많다기보다는 비싼 화물에 속한다고 말했다.
반도체발 훈풍으로 항공업계 실적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대한항공의 올 1분기 화물 수송 매출은 996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9% 감소했으나, 화물수송량(FTK)은 전년 대비 7.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화물 운임이 11% 이상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취급 물량이 증가하면서 오히려 선방한 셈이다.
2022~2023년 정보기술(IT)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경기 침체와 중국의 내수 부진으로 항공 화물 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반도체 수요 덕에 항공 화물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 e커머스 플랫폼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특히 인천공항을 경유하는 중국발 미주행 직구 물량이 늘어나 운임·물동량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항공 화물 업황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해 7월31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전 주호주대사)이 주재한 회의에 참석해 10개 항목의 메모를 작성했던 정종범 전 해병대 부사령관(현 해병대 2사단장)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항명사건 재판부에 ‘불출석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정 전 부사령관은 오는 17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함께 박 대령 항명사건 재판의 증인으로 출석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16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정 전 부사령관은 지난 14일 박 대령 항명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에 증인 불출석 의견서를 제출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정 전 사령관이 현재 해병대 2사단장으로서 김포·강화 부근 전방 지휘관으로 있는 만큼 자리를 뜨기가 어려워 이 같은 의견서를 제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사령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오는 17일로 예정돼 있었던 만큼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도 ‘계획된 일정이 있다’며 지난 1월18일과 22일 두 차례에 걸쳐 증인 연기 계획 신청서를 재판부에 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고 2월1일 신문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정 전 부사령관은 지난해 7월31일 오후 1시30분쯤 이 전 장관 주재로 채 상병 사건 처리방안을 논의한 이른바 ‘현안토의’ 자리에 참석했다. 그날은 이 전 장관이 김 사령관을 통해 해병대 수사단의 국회·언론 브리핑 취소 및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한 날이다. 당일 오후 이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전 장관은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국방부 대변인, 군사보좌관 등이 배석한 회의에 정 전 부사령관을 불렀고, 정 전 부사령관은 메모지에 10가지 사항을 적었다.
그는 ‘누구누구 수사 언급하면 안됨’ ‘법적 검토 결과, 사람에 대해서 조치·혐의는 안 됨. 우리가 송치하는 모습이 보임’ ‘(채 상병) 사건 최종정리는 법무관리관이 (한다)’ 등의 내용을 메모했다.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결과 사망사건의 책임자로 지목됐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휴가를 뜻하는 듯한 ‘보고 이후 휴가처리’ 등의 문구도 기재됐다.
정 전 부사령관은 박 대령의 항명 혐의 사건을 수사했던 국방부 검찰단(군 검찰)에서 그 메모가 이 전 장관의 지시를 받아 적은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가 일부 내용이 유 법무관리관의 발언이었다고 번복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박 대령 측은 유 법무관리관과 정 전 부사령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통해 메모 내용을 말한 사람이 누구인지 정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대령 측은 정 전 부사령관의 불출석 요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다며 설령 불출석 처리가 되더라도 정 전 부사령관에 대한 증인 재소환 여부를 놓고 다시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전 부사령관은 군 검찰에서 진술 번복도 했던 만큼, 반드시 당시 메모 내용에 대해 소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일(현지시간)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63)의 헬기 추락사는 가뜩이나 불안정했던 이란 국내 정서와 중동 정세가 또 한차례 출렁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탄압과 경제 파탄으로 악화된 민심 속에서 차기 대통령과 최고 종교지도자의 후계자를 이른 시일 내 찾아야 한다. 가자지구 전쟁에 휩쓸린 중동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외신을 종합하면, 이란 헌법은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사망하면 최고 지도자의 승인을 거쳐 제1부통령이 대통령의 권한과 직무를 맡도록 규정한다. 또한 부통령, 국회의장과 사법부 수장은 권한대행 임명 이후 50일 이내로 새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 이에 따라 모하마드 모흐베르 제1부통령(69)이 대통령 권한대행이 될 전망이다.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에서 대통령은 최고 종교지도자의 뒤를 잇는 권력 2인자로 꼽힌다. 쥐고 있는 실권은 별로 없지만 최고국가안전보장위원회, 최고문화혁명위원회 등의 의장을 맡는다. 강경 보수 성향이었던 라이시 대통령은 생전 최고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5)의 측근이자 후임으로 꼽혔단 점에서 존재감이 컸다. 따라서 이제 이란 정계는 차기 대통령과 차기 종교지도자를 동시에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권한대행이 될 모흐베르 부통령은 라이시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하메네이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라이시 대통령이 2021년 당선되면서 함께 부통령직에 올랐다. 최고지도자와 연계된 투자기관인 세타드(Setad)의 대표로서 ‘하메네이의 자금줄’로 활동했으며, 핵 또는 탄도미사일 활동에 연루된 혐의로 과거 유럽연합에서 제재를 받은 적이 있다.
1989년부터 집권 중인 하메네이는 이미 고령으로 인한 노환과 지병을 앓고 있어 후계자 확정이 시급하다. 후계자로는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55)가 라이시 대통령과 경쟁 구도를 형성했던 바 있는 만큼 라이시 대통령 사후 가장 강력한 후계자로 꼽힌다. 최고 종교지도자는 국민의 직접선거가 아닌 임기 8년의 성직자 86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회의에서 선출한다. 모즈타바가 최고 종교지도자 자리를 세습할 경우 전문가회의를 비롯한 이란 사회가 ‘이슬람혁명 정신에 어긋난다’며 반기지 않으리란 전망도 나온다.
1979년 이슬람혁명 이래 이란에선 대통령이 임기 중 사망한 적이 없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패트릭 윈투어 에디터는 모흐베르를 차기 대통령감으로 보는 시선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란의 최고 지도부에게 50일이란 시간은 대통령이자 어쩌면 최고 종교지도자가 될 수도 있는 사람을 추리기엔 짧은 시간이라고 짚었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앞으로 며칠 동안은 최고 종교지도자 승계를 포함해 정권의 역학이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라이시의 죽음은 현 정권의 강경하고 보수적인 국내 정책과 공격적인 역내 정책 궤도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은 대내외적으로 격변의 시기에 대통령 사망이라는 악재가 덮친 모양새다. 국내적으로 보면, 이란에선 2022년 대학생 마흐사 아미니가 도덕경찰에 구금된 후 의문사한 사건을 계기로 1979년 이슬람혁명 이래 가장 큰 시위가 번졌다. 현재 시위는 잦아들었지만 정권의 억압적 통치를 향한 반감은 남아있다. 또한 통화 가치가 폭락하고 물가상승률이 30%를 넘나드는 암울한 경제도 정권 위협 요인이다. 정치에 대한 불신과 냉소로 인해 지난 3월 치른 총선에선 투표율이 41%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러한 것들이 이란 지배계급의 정당성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고 뉴욕타임스(NYT)는 평가했다. 알리 바에즈 국제위기그룹(ICG) 이란 담당 국장은 이란 정권은 국내에서 심각한 정당성 위기에 처해 있다. 이는 이란 당국이 현재 국내에서 얼마나 인기가 없는지를 보여준다고 NYT에 말했다. 그는 이어 이란은 이 일대에서 이스라엘 및 미국을 향해 칼날을 휘두르고 있기 때문에 (라이시 사망은) 이란엔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차기 대통령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어떠한 입장을 취할지도 관전 사안이다.
이란이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중동에 끼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이란은 오래도록 ‘이스라엘의 숙적’이자 ‘팔레스타인의 후원자’로 자국을 규정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지도에서 지워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개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물리적 공격도 감행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벌어지자 이란은 헤즈볼라를 비롯한 무장세력을 지원함으로써 이스라엘에 압박을 가하는 ‘그림자 전쟁’을 수행했다. 이는 결국 지난 4월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을 계기로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하는 직접적인 무력 충돌에 이르렀다.
현재까지 라이시 대통령 추락사에 이스라엘이 연루됐다는 증거는 없다. 이스라엘 측은 헬기 추락과 라이시 대통령 사망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또한 차기 이란 대통령은 핵협정(JCPOA) 협상 재개를 비롯한 핵 개발 문제에 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지난해부터 협상이 다시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터지며 전망이 흐려졌다. 라이시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서방과의 협상에 강경한 태도를 취한 바 있다.
크리스티안 아만푸어 CNN 국제수석은 그의 죽음은 가장 불안정한 시기에 발생했다. 미국과 서방 모두에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이란 핵이라며 지난주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과 다시 대화해 핵 규제를 준수하는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이란 당국은 안정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놨다. 헬기 추락이 보도된 이후 하메네이는 국정 혼란은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란 정부는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이 보도한 사진을 보면, 라이시 대통령이 평소 앉던 의자는 비워뒀으며 그를 추모하기 위해 검은 띠가 드리워져 있었다. 이란 정부는 라이시 대통령 사후 차질 없이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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