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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찬 의원 “신원식 안보실장? 인재풀 얕은 아마추어 정권이란 의미” 24-08-21 작성자 ghghwk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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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삶은 2023년에 출간한 책 <권력과 안보>를 기점으로 전·후가 극명하게 나뉜다. 군인 출신이자 국방부 대변인 등을 지낸 안보 전문가 부승찬에서 윤석열 정권과 대립하는 정치인 부승찬으로의 변화다. 책을 통해 ‘대통령 관저 부지 선정’ 관련 의혹을 제기했고, 이는 이른바 ‘천공 개입설’로 불리며 정치권을 강타했다. 이로 인해 유명세는 얻었지만 각종 민·형사 소송이 비용처럼 따라붙었고, 그의 안보 전문가 경력도 위기를 맞았다.
정권과 싸우게 된 그는 결국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 야당 소속으로 출마해 경기 용인시병에서 당선됐다. 지역구 초선의원은 됐지만, 그의 이름 앞으로는 여전히 소송 3건이 남았다. 언제 시작해서 어떻게 끝이 날지 알 수 없는 재판을 마냥 기다려야 하는 상황은 변한 것이 없다. 결국 책 출간을 결심한 시점부터 스스로 고난의 길로 걸어간 셈이 됐다.
지난 8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부 의원을 만났다. 심경을 묻는 말들을 여러 차례 던졌지만 ‘후회의 기색’은 한순간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해당 질문들이 나올수록 ‘천공 개입’ 관련 사실관계를 반드시 밝혀내겠다는 목소리만 높아졌다. 기소 좀 해라. 법정에 관련자들 다 불러서 한번 따져보자는 것이 그의 대답이었다.
-정치인이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외교·안보 전문가가 꿈이었다. 실제로 그 과정을 밟았다. 군 생활을 15년 하고 전역해서 외교·안보 관련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론뿐만 아니라 경험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외통위, 국방위 소속 의원실에서 정책보좌관으로도 활동했다. 국방부 장관 보좌관이 되면서 정부가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과정까지 경험할 수 있었다. 그렇게 외교·안보 전문가의 길을 걸었는데 책 한 권으로 경로가 바뀌게 됐다. 권력이 원하지 않는 이야기를 했더니 너무나 잔인한 보복을 당했다. 무도한 권력과 맞서기 위해서라도 정치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책 <권력과 안보>는 부승찬이란 이름을 대중에게 알리게 된 계기였지만 동시에 각종 민·형사 소송을 당한 시발점이기도 했다. 후회하지 않나.
제기된 소송은 4개다. 우선 출판금지 가처분 소송은 1심에선 이겼지만 2심에서 일부 인용됐다. 책 기준 여섯 장 정도 분량을 가지고 소송을 걸어왔고, 결국 삭제했다. 남은 것은 군사기밀 누설, 공무상 비밀누설,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등이 있다. 군 생활을 포함해서 보안 업무를 오래 했다. 직접 대외비 문건도 생산해봤고 보안 점검을 나가 보기도 했다. 군사기밀이 무엇인지, 이를 누설했을 때 얼마나 무거운 형벌이 뒤따르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책에선 부대명칭조차 ‘○○○부대’라는 식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한미안보협의회의(ROK-US Security Consultative Meeting·SCM) 내용 역시 이미 언론에 보도가 됐거나 미국 국방부에서 공개한 자료를 인용한 것이다. 그런데도 공격이 들어왔다.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는 2021년 개최된 한·미 국방장관 회담 관련 내용을 책에 담았다는 이유였다. 대체 무슨 비밀을 누설했다는 것인지 알지 못했는데 당시 서욱 국방부 장관이 현안에 대해 ‘소모적 논쟁을 하지 맙시다’라고 말한 부분을 책에 실었는데 이게 비밀이라고 했다. 책과 당시 회담 녹취록을 일일이 대조해서 딱 한 부분 일치하는 것을 찾아냈는데 그것이 ‘소모적 논쟁’이라는 단어 하나였다. 문제는 회담 녹취록이 책이 출간되고 3일 후에야 비밀로 등재됐다는 점이다. 그전까진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가 책이 화제가 되니까 비밀로 등재하고, 이를 근거로 출판금지 가처분, 공무상 비밀누설 등을 제기한 것이다. 결국, 책 내용이 누군가의 역린을 건드렸다고밖에 볼 수 없다.
-‘대통령 관저 부지 선정에 천공이 개입했다’고 의혹 제기를 한 것이 본질 아닌가. 여전히 같은 입장인가.
군 생활만 15년 했다. ‘보고는 생명이다’라는 것을 체감하며 살았다. 육군참모총장이 내게 이야기를 했고, 그 당시 곧바로 일기를 써서 남아 있다. 군 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총장에게 팩트체크 없이 추측으로 보고할 순 없다. 그런데도 너무나 믿기 어려워 중간보고 라인까지 찾아가며 확인했다. 그 결과, 무슨 차를 타고 왔고 누가 동승했는지까지 구체적으로 특정하게 됐다. 이를 책에 실었더니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걸었다. 검찰에 송치가 됐는데도 아직 기소 이야기가 없다. 천공 관련해서는 나 역시 기소해 주기를 바란다. 재판 과정에서 천공도 부르고 당시 관련자들 다 불러서 한번 따져보고 싶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이다. 지난 8월 12일, 외교·안보 라인 인사는 어떻게 보나.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임명됐다. 고작 10개월여 정도 된 장관을 갑자기 뺀 것이다. 안보가 중요해서 인사를 했다는 것은 핑계다. 국방부 장관에 지명된 김용현 후보자가 신 장관과의 권력 싸움에서 이긴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김 후보자를 위한 잔칫상을 차리면서 신 장관도 기분 나쁘지 않게 안보실장 자리를 준 것이다.
-지금 군 출신 안보실장을 임명하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그만큼 인재풀이 얕은 아마추어 정권이란 의미다. 신 장관은 군사작전 쪽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사람이다. 그런데 현재 한국 안보 상황이 군사작전 능력이 필요한 상황인가.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해리스와 트럼프 중 누가 이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도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연임 포기 선언을 하면서 오는 9월이면 총리가 바뀌게 된다.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데 한국의 생존 전략이 무엇인지 신 장관이 대답할 수 있나. 냉철한 외교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군사작전 전문가 안보실장이 어떤 대답을 내놓을 수 있나. 지금이야말로 외교력을 갖춘 안보실장이 필요한 때다. 적어도 국제정세의 변화에 대응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신 장관은 아마추어 아닌가.
-김 후보자는 어떤가. 과거 ‘한이 많은 사람’이라고 했는데.
3성 장군으로 전역했는데 대장 진급에 실패한 것 등을 포함해 그에 대해서는 여러 말이 있다. 예컨대 군인권센터는 ‘김 후보자가 과거 육군 17사단장으로 재임했을 때 휘하 부대에서 발생한 익사 사고를 영웅담으로 조작하라 지시했고, 탄로 나자 연대장에게 책임을 떠넘겼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에서 무혐의로 결론 나긴 했지만 인스타 팔로워 이런 문제들이 작용해 육사 38기 중 선두주자임에도 진급에서 밀리면서 한을 품었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는 육사 후배인 이종섭 전 장관(육사 40기)을 앞세워 국방부에 영향력을 행사했는데 육사 1기수 선배인 신원식 체제가 출범하며 잘 안 됐다는 평가가 많다. 결국, 장군 인사를 코앞에 두고 10개월 된 장관을 밀어내고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됐다. 인사권부터 전부 틀어쥐겠다는 것이다.
-국군정보사령부 사령관과 여단장의 맞고소 등 군 관련 문제가 생긴 시점이다.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쏙 빠져나간 것 아닌가.
따지고 보면, 그 사건도 윤석열 정부의 인사에서 시작한다. 문제의 근원에 군의 계급 역전 현상이 있다. 여단장(준장)이 육사 47기고, 그를 통솔하는 사령관(소장)이 육사 50기였다. 진급이 누락된 인물을 윤석열 정부에서 준장으로 진급시킨 것이다. 이렇게 계급정년을 앞둔 인물이 진급하면 당연히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정권의 비호를 받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란 것을 모두 알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당 여단장은 정보 업무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었다. 박근혜 정부 당시 류경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을 주도했던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전문성도 있고, 이번 정권에서 기사회생한 사람 입장에서 후배인 사령관이 얼마나 우스워 보였겠나. 문제는 맞고소 과정에서 ‘광개토 기획 사업’ 등이 고소장을 통해 고스란히 노출됐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공작명에는 여러 정보가 담긴다. 광개토라는 이름에서 많은 것을 추론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인사가 망사’가 되다 보니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긴다.
-정보사에선 군무원이 ‘블랙요원’ 명단을 유출하는 사건도 있었다. 신 장관은 ‘정보 업무에 큰 공백은 없고 대부분 다 정상화됐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기본적으로 정보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는 것이다. 군이 다루는 정보는 기술정보와 인간정보 두 가지로 나뉜다. 통신·영상처럼 기계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것이 기술정보이고, 휴민트(HUMINT)라고 해서 사람을 통해 얻는 정보를 인간정보라고 한다. 기계야 고장이 나면 부품을 교체해서 한두 달 안에 정상화할 수 있지만, 휴민트는 다시 제대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양성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린다. 장관의 발언은 휴민트도 마치 기계처럼 새로 바꿔 끼우면 된다는 인식에 가깝다. 이번 블랙요원 명단 유출로 발생한 피해를 복구하는 데 최소 30년은 걸릴 것으로 본다.
-‘채 해병 사건’은 어떤가.
국방위 회의에서 신 장관에게 대통령과 언제 통화해 봤느냐 물은 적이 있다. 국방부 대변인을 하면서 장관도 안보실장 정도와 통화하지 대통령 전화는 한 번 받을까, 말까 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선 대통령과 장관의 이례적 통화가 여러 차례 오간다. 게다가 장관의 결재가 뒤집혔다. 이것은 더욱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장관의 결재는 다양한 보고 라인의 검토가 끝나고 비로소 하는 것이다. 그걸 뒤집을 수 있는 곳은 딱 한 곳밖에 없다. 대통령실이다. 그런데 대통령은 보통 대장급 인사 외엔 관심을 두기 어렵다. 육·해·공 장군만 400명에 육박한다. 그중 한 명의 보직해임 정도를 콕 집어 대통령이 세세히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의미다. 그럼 대체 왜 대통령이 당시 해병대 1사단장의 보직에 관심을 가졌느냐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구명 로비가 있지 않았던 이상 불가능한 일이 생긴 것이다. 대통령에게 이런 이야기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일 것 같나. 사실상 한 사람밖에 없다.(더불어민주당은 지난 8월 8일 이른바 ‘채 해병 특검법’을 재발의하며 구명 로비 수사 대상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명시했다)
-이대로면 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닌가.
한 가지 우려스러운 점은 정부가 국내정치적 불안을 외부로 돌리려 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계속 북한을 자극해서 우발적 충돌을 야기하는 것이다. 한반도에서 충돌이 발생하면 우리는 미국과 같은 입장일 수가 없다. 정부는 응징을 통한 종말, 붕괴론을 말하는데 이는 한반도에 살고 있지 않은 미국이나 할 수 있는 것이다. 당장 북한 공격으로 내 아이, 부모님이 다친다고 해보자. 그래도 억제가 아닌 사후 응징을 말할 것인가. 북한과 대립을 하더라도 유사시 중국, 러시아 등을 통한 중재가 가능하게끔 외교적 조치를 해둬야 하는데 윤석열 정부는 그런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굉장히 우려스럽다.
-임기 동안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나.
군이 독립군, 광복군의 후예라는 점만큼이라도 분명히 하려고 한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시도에서 보듯 윤석열 정부는 사실상 독립군 말살 정책을 쓰고 있다. 군까지 동조하며 망신을 당하는 중이다. 국군조직법을 개정해서라도 군의 정통성이 독립군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법제화하려고 한다. 군이 역사 논쟁이 아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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